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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파시

by Thisis Geoedu 2023. 12. 28.

평소 식습관에서도 편식이 있다. 입에 맞는 음식만 자주 먹는다. 독서 습관에서도 관심있는 분야의 책만 읽는 경향이 있다. 문학은 아주 가끔 접한다. 문학은 실제가 아니지만, 삶의 진실을 다루며 평소와 다른 시선과 감정이 생겨나는 맛이 있다.

파시한국전쟁기 최후방의 이야기이다.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첩을 두려는 봉건적 가족제, 밀수품에 의한 지하경제, 피란수도 부산, 멸치 잡이와 징집이 틈틈이 깔려있다.

어선의 동력이 부실하던 시절, 근해에서 조업하던 어선과 항구로 운반하는 선박이 해상에서 어획물을 거래하는 시장이 파시라고 한국지리 교재에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물고기잡이의 때를 놓칠 수 없는 간절함이 반영된 일시적이고 특수한 시장인 셈이다.

박경리 작가는 통영과 부산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박완서 작가가 다루는 서울의 이야기와 대비된다. 여러 영화가 보여준 전선에서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치열함과,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내는 치열함이 대비된다. 세상살이가 누구에게나 호락호락할 수는 없지만, 모두 각자의 장소에서 나름대로의 삶을 이어나간다는 간단한 사실을 다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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