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미루고미루다 결국 이제야 읽었다. 공간과 장소를 가르치면서, 문화지리의 한 분야로 역사지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학생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었다. 교과서와 시험은 객관화되고 정확한 지식을 묻지만, 지리의 매력은 그 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도시공간구조에 비해 서울의 장소성에 대해 가르칠 일이 없었다. 아무래도 학생의 경험세계를 중심으로 소개하다보니, 근무지가 서울도 아닌데 굳이 언급할 이유가 없었다.
서울, 성밖을 나서다는 서울에서 향토답사반을 운영하려는 경우에 참고하기 딱 좋다. 향토(Heimat)라는 표현이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흙과 땅과 자연과 그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면 민족주의적이라고 비판받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공교육이 일정 부분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리교사라고 서울의 모든 동네를 모두 다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교수학습자료로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교통로를 따라 한양으로부터 확대되어가는 서울의 시공간적 맥락 속에서 각 동네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본다면 꽤나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도시의 겉모습과 다릴 구석구석에 화석처럼 남은 흔적들을 찾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역화 교과서가 참 많은데, 각 시군에서도 이런 책을 기반으로 재미있는 활동자료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뿌직뿌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족의 스승 김교신의 삶과 교육 (0) | 2023.12.19 |
---|---|
갈등도시 (0) | 2023.12.03 |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 (0) | 2023.10.22 |
새로운 사회 수업의 발견 (0) | 2023.10.10 |
세상에 이런 국경 (0) | 2023.09.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