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하면 기후대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기후이고, 기후학과 지형학은 생태와 환경을 이해하는 밑그림이 된다. 열대 기후에 거주하는 것과 한대 기후에 거주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행태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태도를 조심해야 한다. 열대의 이야기는 전염병이 돌고 미개하다는 관점과, 태초의 인간 본성을 볼 수 있다는 관점이 대표적인 것 같다. 아마도 전자는 환경결정론적 시각의 제국주의적 관점이라면, 후자는 물질문명의 안티테제를 찾는 인류학적 관점이 아닐까 싶다.
지리학자의 열대 인문여행은 열대 이야기가 가득하다.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를 넘나든다. 화산, 산호, 카르스트, 하천, 호수, 아이, 동물, 사냥, 문명, 농업, 도시, 건축 등 주제도 풍성하다. 무엇보다도 직접 가서 모아 놓은 생각과 경험이 녹아 있어 읽는 입장에서는 풍미가 가득하다.
금전적으로 시간적으로 허락되지 않아 여행을 그다지 많이 하지는 못한다. 영하 십도를 넘는 강추위가 몰아치는 한반도를 떠나, 따뜻한 햇살과 푸른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은 시작되었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는 것으로 실제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이야기는 여행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충분히 즐겁고 재미있는 책이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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