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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새로운 사회 수업의 발견

by Thisis Geoedu 2023. 10. 10.

강의식 수업은 늘 비판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흔하다. 다수의 학생들에게 내용을 전달하기에 그만큼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교사들도 강의식 수업은 익숙하다. 다만 강의 이후 학생에게 남아있는 가치와 기능과 역량에 대한 아쉬움이 늘 비판받는다. 그래서 탐구 수업은 늘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새로운 사회 수업의 발견은 진한 육수의 맛이 느껴진다. 사진을 분석하고, 모형을 만들고, 추측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훨씬 중요한 수업의 주체가 된다. 배추, 물의 전쟁, 소리 지도 등 그 동안 지리교육에서 접하고 해보았던 사례들도 풍성하게 제시되어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에듀테크도 좋았고, 탐구 과정과 결과물도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외 조사 부분이 가장 마음을 흔들었다. 모름지기 지리 수업에서 배움은 교실 안에만 있지 않은 법이다.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는 모든 과정이 학습과 연결될 수 있다. 안전이라는 두 글자에 팬데믹과 사고와 민원이 결합하여 발목을 붙잡았다. 예산과 시간과 업무부담도 교실수업으로 주저앉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에서 체험을 통해 학습을 한다는 '현장체험학습'의 취지는 지리 수업에서 잘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나가서도 소풍은 갈 수 있기 때문에, 공교육은 탐구를 통해 학습할 기회를 제공 역할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하게 시도하고 경험은 지리교육계에 집단적으로 축적되면 좋겠다.
영국의 지리교육에서는 답사가 필수라는 부분은 정말 부러웠다. 그래도 십년 전 쯤 읽던 Re-presenting Geography보다 훨씬 낫게 느껴져서 마냥 부럽지만은 않다. 물론 제시된 모든 수업이 당장 쓸모가 있기는 어렵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자극이 현장 선생님들의 모방과 변형과 응용을 통해 발전 가능성으로 연결될 것이라 믿는다. 새로운 시도라고 꼭 성공적이라는 법은 없지만, 그래도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 보다는 낫다. 주변의 지리교사들과 돌려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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