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도 편식을 많이 하는데, 책도 편식을 많이 한다. 맛있는 것만 먹으려 하는 편이고, 관심 가는 책만 읽는 편이다. 그래도 가끔 선물받은 책을 읽으면 죄책감이 덜해진다. 내가 의지를 가지고 선택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기대감을 가지지 않고 시작하게 되는 점도 좋다. 기대감이 크면 실망감도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나를 읽는 인문학 수업은 의외로 재미있었다. 사실 여행 때문에 읽기 시작했고, 여행 이야기는 충분히 의미 있었다. 하지만 그 뒤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고학력 여성이 비슷한 수준의 남성을 만나 결혼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는 내용도 당연하지만 신기했다. 상담이나 심리는 사실 크게 흥미가 없지만 직업상의 필요 때문에 접한 분야인데,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지 않는다는 것 때문인지 특히 재미있었다. 네스의 심층생태주의는 특히 재미있었다. 철학적 사고 역량이 부족한 점을 고려하면 작가가 정말 쉽게 잘 해설해주었을 것이다. 일본과 비교하여 우리나라를 다시 조명하는 사례도 재미있었고, 정체성과 다문화도 재미있었다. 세계문제와 미래사회 수업에서 다루던 내용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더 재미있었다. 얇고 쉬운 책인데, 마냥 얇고 쉽지만은 않은 것이 매력이다.
'뿌직뿌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로운 사회 수업의 발견 (0) | 2023.10.10 |
---|---|
세상에 이런 국경 (0) | 2023.09.29 |
세기말 빈 (0) | 2023.08.16 |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 (0) | 2023.08.04 |
말레이 제도 (0) | 2023.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