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일이 많다. 하지만 복잡다단한 현상을 명료하게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다. 어떻게 하면 비교적 이해가 쉬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접하게 되었다. 국립외교원장이었다고 하니 전문성은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는 2020년대 대한민국의 외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많은 사람들은 성장기에 형성된 세계관이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국제 사회를 언급하며 소련이라는 명칭으로 러시아를 비판하는 수많은 기성세대는 아마도 냉전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반도성론과 타율성론에 입각해 아직도 식민주의의 잔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해체된지 30년도 더 된 소련 쯤은 어떠냐며 웃고 넘기기엔 너무 낡았다. 남은 미래를 살아갈 10대들에게 고리타분한 과거에 얽메이게 만들 수는 없기도 할 뿐더러, 무엇보다도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지위가 바뀌어버렸다. 그래서 현실 여건에 맞는 방향과 관점이 필요하다.
사실 외교 또한 정치의 영역이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또 동시에 진영과 별개로 국익을 중심으로 총의가 모이는 부분이 있다. 책에서 강조된 몇 가지 방향 중에서 정권이 교체된 뒤에도 우리나라의 외교 노선에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는 점은 꽤나 신기했다. 교육이야말로 정치적 중립성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분야이지만, 진영 논리의 최전선에서 희생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비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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