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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국제고 수업자료(2024)

세계지역연구_05_서남아시아의 위치

by Thisis Geoedu 2024. 3. 27.

이번 시간에 살펴볼 곳은 서남아시아입니다. 

흔히 중동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유럽 기준에서 먼 동쪽도 아니고 가까운 동쪽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중동이라고 하면 정확하게 범위를 지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오리엔탈리즘의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지리적인 구분에 따라 서남아시아로 부르겠습니다.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막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룹알할리사막 등이 대표적입니다. 워낙 건조한 기후가 넓게 나타나다보니 일찍부터 바다를 통해 무역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다는 아라비아반도 앞쪽의 바다를 아라비아해라고 부릅니다. 아라비아해에서 서남아시아의 안쪽으로 깊숙하게 들어온 만이 페르시아만입니다. 세계 석유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핵심적인 지역인데,  아무래도 여러 국가가 둘러싸고 있는 바다이다보니 이름이 다양해서 그냥 '걸프'라고 부르면 페르시아만을 말합니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 사이를 잇는 좁은 바다가 호르무즈해협입니다. 여기에는 아부무사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이 섬은 호르무즈의 통제권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리경제적으로도 지리정치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 사이에 있는 길쭉한 바다는 홍해입니다. 색깔 이름이 들어간 바다 중에 하나입니다. 홍해는 좁은 출구를 통해 아라비아해와 연결되는데, 이 해협을 바브엘만데브라고 부릅니다. 바브엘만데브 바깥쪽에 넓은 바다로 통하는 출구가 아덴만이고, 소말리아 일대의 해적이 활동하는 곳으로 우리나라 해군이 늘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홍해 북쪽의 시나이반도는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구분하는 경계가 되는데, 시나이반도 서쪽을 통해 홍해는 지중해와 운하로 뚫려있어 선박이 지나갈 수 있습니다. 지중해는 다르달네스해협과 보스포러스해협을 통해 흑해와 연결됩니다. 동쪽에는 키프로스 섬이 있습니다.

흑해의 동쪽에는 세계 최대의 호수인 카스피해가 있습니다. 카스피해는 철갑상어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석유 생산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카스피해를 둘러싼 국가들 사이에 카스피해를 호수로 보아야 하는지 바다로 보아야하는지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름은 바다이긴 한데 지형적으로는 호수이고 국제적으로는 애매해서 독특합니다.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에는 카프카스 산맥이 있습니다. 코카서스라고도 부르는 카프카스 산맥은 유럽과 아시아를 구분하는 경계가 됩니다. 카프카스 남동쪽에 이란이 있는 곳은 산맥과 고산지역이 많아 이란고원으로 부릅니다. 카프카스 남서쪽에 튀르키예가 있는 반도부를 아나톨리아라고 부르는데, 고원이 주로 나타납니다. 아나톨리아고원에서 발원하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은 합류하여 샤트알아랍을 이루고 페르시아만으로 빠져나갑니다. 강과 강 사이의 유역이라는 뜻에서 메소포타미아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인류 역사상 최초의 도시와 문자가 발명된 고대문명이 바로 이 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지중해 동쪽 연안에는 골란고원에서 발원한 요르단강이 있습니다. 요르단강은 그리 큰 하천은 아니지만, 주변이 워낙 건조한 지역이다보니 식수로 가치가 높아 국제분쟁이 발생하였습니다. 

 

 

서남아시아의 끝자락에 있는 국가 중에 튀르키예가 있습니다. 해협 너머에도 영토가 있기 때문에,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쪽에서 해협에 자리잡은 도시가 이스탄불이고 최대도시이지만, 수도는 내륙에 위치한 앙카라입니다.  튀르키예 남부에는 시리아가 있는데, 내전을 겪다보니 많은 난민이 이웃한 튀르키예로 유입되기도 했습니다. 지중해쪽 해안에는 레바논이 있는데, 무슬림도 많지만 크리스트교 신자도 많은 등 종교가 비교적 다양한 국가입니다. 수도인 베이루트에서는 폭발사고가 있어 갑자기 많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요르단의 남쪽에는 사우드의 왕조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있습니다. 석유 생산량이 워낙 많아서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국가입니다. 이슬람교 신자는 크게 수니파와 시아파가 있는데, 그 중 수니파를 대표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도인 리야드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바로 메카입니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선지자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동한 헤지라가 무슬림에게 매우 큰 의미가 있는데, 신성한 카바 신전이 있는 그 메카가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교 신자가 반드시 지켜야하는 의무인 다섯 기둥 중에 기도와 성지순례가 있기 때문에 메카는 상징성이 매우 큽니다.

아덴만 쪽에 있는 예멘은 과거 냉전시기 분단을 겪었던 국가라 우리에게도 참고할 점이 많고, 지금은 내전 중이라 난민 유입으로 인해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예멘의 동쪽에는 오만이 있는데, 지도를 잘 보면 호르무즈해협에도 걸쳐있습니다. 그 옆에 있는 아랍에미리트와 국경이 복잡한 편입니다. 아랍에미리트는 대통령제를 가진 국가이긴 하지만, 사실 7개의 토후국이 있는 연합체입니다. 토후국 중에는 아부다비와 부르즈칼리파가 있는 두바이가 잘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우리나라는 군대를 파병할 정도로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페르시아만에 자리잡은 반도국가가 카타르입니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생산량이 워낙 많은데, 아랍어권을 대표하는 방송사인 알자지라나 도하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행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카타르 서쪽에 있는 작은 섬나라가 바레인, 만 깊숙한 안쪽이 쿠웨이트입니다. 쿠웨이트는 이웃한 이라크의 침략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라크는 메소포타미아에 자리잡은 국가이며, 수도인 바그다드도 유서 깊은 역사도시입니다. 국민 상당수는 시아파이고 수니파도 많은데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과거 미국과 전쟁한 적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도 파병을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라크 전쟁에서 파병했을 때 북부의 중심도시 모술에 주둔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란은 서남아시아의 대국이고, 페르시아의 전통을 계승한 나라입니다. 이란 혁명 이전과 이후가 많이 달라서 관련된 사례가 자주 언급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무역에서는 달러화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란은 우리나라와 거래하며 원화로 결제를 했던 국가이기도 합니다. 우리와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바로 서울의 테헤란로입니다. 테헤란은 이란의 수도이며, 테헤란에도 서울로가 있습니다.

카프카스에 자리잡은 국가들은 경우에 따라 유럽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아시아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흑해에 자리잡은 국가가 조지아, 그쪽이 아르메니아, 카스피해에 자리잡은 국가가 아제르바이잔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은 튀르키예와 형제나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석유 생산량이 많다보니 석유로 목욕도 하는데, 최근 아제르바이잔 출신 유명 여행콘텐츠크리에이터 덕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바쿠에는 불꽃을 닮은 건물이 있어 랜드마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누가 봐도 아시아에 있지만 아시아로 언급되지 않는 국가가 바로 이스라엘입니다. 시오니즘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이스라엘은 주변국과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고 사이가 아직까지도 좋지 않은 편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특히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크리스트교와 이슬람교의 성지가 모두 모여있는 도시라서 더 중요하고, 국제사회에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서는 텔아비브가 사실상 수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부터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주로 살고 있는데, 그나마도 유대인 정착촌이 많아지면서 가자지구가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팔레스타인의 테러와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며 국제사회의 관심이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북부, 튀르키예 남동부, 시리아 북동부, 이란 서부에는 쿠르드족이 살고 있습니다. 독립국가를 이룬 적은 없지만 쿠르디스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쿠르드노동자당이 분리주의 무장단체로 활동하기도 해서 튀르키예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또한 튀르키예는 키프로스의 북부지역에 해당하는 북키프로스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키프로스는 남북으로 분단된 상태인데, 수도인 니코시아도 남북으로 나뉘어있지만 왕래가 가능하니까 우리랑 상황은 많이 다르긴 합니다. 

카프카스 국가들은 과거 소련을 이루고 있었는데, 소련 해체 이후 독립하여 개별 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지아는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를 두고 러시아와 전쟁을 했던 경험이 있고,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범유행으로 조심하던 시기에도 아제르바이잔 내에 아르메니아계 주민이 많은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전쟁이 발발하는 등 긴장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흔히 서남아시아의 특성으로 이슬람교, 건조기후, 석유생산 등을 함께 떠올립니다. 고등학교 세계지리에서는 비슷한 특성이 나타나는 중앙아시아와 묶어 건조아시아로 구분하고, 북부아프리카와 함께 다룹니다. 대륙으로 지역을 구분하긴 하지만, 필요에 따라 구분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