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여러 지역을 이해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그 지역의 자연지리와 인문지리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지역 연구는 결국 그 지역의 문화적인 현상이나 사회경제적인 상황을 탐구하게 될텐데, 그 중에 상당수는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결국 자연지리의 목적은 그 위에 살아가고 있는 인간들의 주민생활을 이해하기 위한 밑바탕에 해당합니다.
자연지리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기후와 지형입니다. 그래서 기후와 지형의 기초를 잘 알아두면 좋습니다. 기후는 기후요소와 기후요인을 파악하고, 대기대순환에 근거하여 지구 대기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을 이해하면 됩니다. 그 원리를 이해하고 나서 기후요인을 결합하면 각 지역의 기후가 보이게 됩니다. 기후를 파악할 때에는 쾨펜의 기후구분이 널리 활용됩니다. 쾨펜의 기후구분이 가지는 한계점도 있지만, 식생을 기준으로 지표면의 기후 현상을 분석하는 방법은 주민생활의 차이를 이해할 때에 꽤나 유용합니다. 그래서 A, B, C, D, E나 f, w, s, m, a, b 등 기호를 활용한 기후 구분 방식도 익숙해지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배울 때에는 생소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명료해지기 때문입니다. 파악이 잘 되었는지는 연습문제로 확인하면 됩니다. 학습지에 제시된 수십 개의 기후 그래프를 먼저 확인해보고, 각각이 무슨 기후인지 추론해보세요. 최난월 기온, 최한월 기온, 강수량의 계절차 등을 파악하다보면 어느 순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렇게 기후를 파악하는 것 까지는 기초적인 역량에 해당합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역량을 넘어서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추구하는 경우가 생겨납니다. 아무래도 기후는 그동안의 기상관측자료가 누적되어 만들어진 데이터이기 때문에 다양한 가공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월별 기온과 강수량을 꺾은선 그래프와 막대그래프로 제시하는 경우에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면, 누적강수량이나 월별 평균기온의 편차 등을 표현하는 경우 데이터 리터러시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에도 목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아마도 더 많은 미디어에서 더 많은 정보들을 흘려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속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학교에서 다양한 그래프 작성 방법을 배우는데, 그 수준조차 미달하는 장난질이 심합니다. 꼭 여러분들은 다양한 그래프에서도 원래 데이터를 파악해내는 날카로운 분석력을 갖추길 바랍니다.
주요 기후의 파악이 끝나면 세계의 기후도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첫 시간에 지리부도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지리부도에 보면 세계기후도가 있습니다. 내가 파악한 지점을 하나씩 하나씩 표기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결국 고등학생이 알아야 할 기후가 무한대로 있지는 않습니다. 자주 언급되는 몇십 개 지점이 계속 반복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파악해놓으면 완벽해집니다.
지형은 대지형을 먼저 파악해야합니다. 판 구조론을 기반으로 경계를 살펴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오랜 기간 지각운동을 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지표 기복이 적은 오래된 곳도 있습니다. 조산작용을 받은 시기에 따라 구분은 하는데, 대략적인 사례랑 지도에서 위치를 파악해놓는 편이 좋습니다. 어려운 내용이 아니니 금방 확인 가능합니다. 동아프리카 대열곡이나 대서양중앙해령 등 세계의 대지형은 세계지도에서도 가시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꼭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 밖에 해당 지역의 주민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다양한 지형이 있습니다. 화산지형처럼 지구내부 작용인 경우도 있고, 빙하지형, 주빙하지형, 건조지형처럼 기후환경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지형도 있습니다. 해안지형이나 하천지형처럼 지형형성을 주도하는 기구의 이름이 붙기도 하고, 카르스트지형처럼 화학적 풍화에 의해 만들어지는 지형도 있습니다. 지형은 항상 그 지형이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를 파악해야하고, 그 다음에는 그러한 지형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더 좋구요. 예를 들어서 화산지형은 성층화산, 순상화산, 용암대지, 주상절리, 칼데라 등 다양한 화산지형의 형태와 이러한 지형이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를 이해해야만 합니다. 당연히 지구 내부에 있는 마그마가 분출하고 냉각되는 과정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화산지형은 분출하는 것이 끝이 아니고, 그것이 만든 지형이 중요합니다. 용암대지는 상대적으로 고도차이가 적은 고원을 만드는 경우가 많고, 주상절리는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지만 지하로 물이 스며들게 만들어 줍니다. 화산이 분출해서 쌓인 화산회토는 상대적으로 비옥한 토양이다보니 농업이 잘 되는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의 자와섬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나라인 러시아의 인구보다 자와섬 하나에 살고 있는 인구가 더 많을 만큼 인구 부양력이 크다는 사실은 이러한 자연환경부터 시작해야합니다.
학습지에 주요 지형들 목록을 만들어두었으니, 하나하나 꼼꼼하게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만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