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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수학비타민플러스

by Thisis Geoedu 2020. 10. 11.

아이들이 수학은 왜 배워야하는지 물었던 적이 종종 있다. 전공 교과도 아니지만, 통계적 추정 등의 예시를 들어가며 가치가 있다고 부단히 설득했다. 근래에 지쳤을 때에는, "네가 그걸 물어보는 걸 보니, 앞으로 수학이 필요한 직종에 근무하진 않겠구나"라고 답한 적도 있다. 돌이켜보면 교사가 하기 힘든, 참 무책임한 답변이었다.
이 책은 그런 학생들에게 대답이 되는 책 같다.
수학이 왜 중요한지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았다. 하지만 정수, 기하, 통계 등 실제 학문적 내용을 실생활하고 모두 연결지어 서술했다. 아예 분야별로 나누어서 재미있을 소재를 다 수학과 연결지어 서술한 부분도 있다. 내용을 보면 사실 반드시 깊이가 얕지도 않았다. 그 와중에 연결된 다른 내용들도 철저하게 교육적이다.
책을 읽는 목적이 뚜렷할 때가 있다. 크루그먼의 거시경제학은 순전히 교과서이기 때문이었다. 아이들 학습자료를 구성하면서, 스스로 공부할 때에 도움이 되는 형식을 참고하려 했다. 그래서 아직도 끝까지 못읽었다.
수학비타민플러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읽은 책이었다.
지리를 가르치면서 관심을 유도하려고 읽기자료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 어느 정도의 깊이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제시해야하는지 좀 막막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참고하려고 이런 분야(?)의 청소년 교양도서에서 전설의 레전드를 좀 베끼려고 했다. 순전히 베끼려고 읽은 셈이다.
읽는 내내 참 좋았다.
부럽다. 이런 가벼운 책을 고민하며 쓸 수 있는 교수님이 계신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학교육계가 가진 그릇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동시에 두렵다. 본업인 연구보다 학생의 설득이 더 필요할 만큼 수학교육의 근간이 공격받는다는 뜻도 될 것 같다.
그 와중에 소름돋는 것은 저자가 클립영상으로 교육컨텐츠를 제작한다는 점이다. 몇년 전 김포한붓그리기 활동을 준비하며 쾨히니스베르크를 껴서 수업 준비했던 적이 있다. 정확하게 구성했던 내용 그대로가 영상에 나와 깜짝 놀랐다. 역시 교육하는 사람들 생각은 비슷한가보다 생각도 들면서, 아주 전달력이 있는 컨텐츠를 만드는 교수님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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