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슬픈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난민이긴 한데, 난민만 보는건 아니고 분쟁을 중심으로 다루겠습니다.
분쟁을 지리시간에 다루는 이유는, 지구의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쟁은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해하려면 사례지역의 맥락을 잘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분쟁은 영역, 자원, 문화차이 등으로 일어납니다. 뒷자리 친구들이 자꾸 책상을 밀면 내 기분이 나빠집니다. 내가 좁아지거든요. 모든 동물들은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공간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국가는 국민들이 주권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영역은 국가 사이의 분쟁이 일어나는 주요 요소입니다. 자원도 자주 등장합니다. 석유나 천연가스, 물을 비롯한 중요한 자원은 생존에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수출하면 막대한 수익이 보장됩니다. 그래서 자원의 매장지역이나 주요 교역 통로에 해당하는 지역은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문화의 차이도 중요합니다. 사실 지구상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탕수육을 찍어먹냐 부어먹냐로도 싸우는게 인간의 본능입니다. 언어나 종교 등 문화적 요소가 이질적인 경우 그걸 핑계로 분쟁은 쉽게 발생합니다. 대부분의 분쟁은 사실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해결이 어렵기도 합니다.
국가 사이의 다툼의 소재가 되는 영역 분쟁 사례를 몇 개만 아주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독도입니다. 독도는 사실 분쟁도 아니에요. 그냥 우리땅입니다.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우리의 영역입니다. 한국지리도 아닌데 뭐 굳이 그렇게 자세히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혹시 궁금한 친구가 있으면 따로 찾아오세요.
다음은 쿠릴열도입니다. 홋카이도와 캄차카반도 사이의 지역인데, 사실 이 일대는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살고 있던 땅입니다. 근데 일본과 러시아가 이 일대를 점령하였고 2차대전 이후에는 소련이 실효지배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북방4도라고 부르면서 돌려달라고 하는데, 러시아는 미일동맹으로 구도가 바뀌었다며 돌려줄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영역 분쟁에 자원과 역사가 결합되면 양상은 훨씬 복잡해집니다. 센카쿠열도는 댜오위다오라고도 부르는데, 오키나와와 타이완 사이에 있는 섬입니다.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당했던 것처럼, 청일전쟁 이후에 타이완은 일본에 할양되어 식민지배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긴 한데, 중국은 돌려달라고 하는 중입니다. 특히 동중국해 일대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많은 국가들이 관련되어 있는 남중국해도 있습니다. 남중국해는 중국, 인도차이나반도, 보르네오, 필리핀 사이의 바다입니다.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많은 항로이기도 하고, 동시에 석유와 천연가스의 매장량이 풍부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남중국해에는 스프레틀리, 파라셀 등 작은 섬들이 많이 있는데, 중국은 구단선이라는 개념을 내세우고 패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파라셀 군도를 두고 중국과 베트남의 갈등이 첨예한 편입니다. 스프레틀리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여러 나라가 주장하는 영역이 모두 겹쳐 양상이 훨씬 복잡한 편입니다. 최근 이러한 작은 섬들에 비행장 등 군사기지가 세워지면서 무력 충돌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경을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영역 분쟁이 발생하기 훨씬 쉽습니다. 특히나 유명한 곳이 바로 카슈미르입니다. 지도를 보면 국경선이 점선이에요. 지구에서 3차대전이 일어난다면, 한반도가 시작일 수도 있지만 이 곳이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계속 분쟁이 발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히말라야산맥이 지나가는 끝자락에 해당하는 카슈미르는 인도 북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인구밀도가 많이 높은 것도 아니고 산악지형이 워낙에 험준하다보니까 측량이 정확하게 이루어지기도 힘들었습니다. 영국의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하여 독립하게 되는데, 이 지역은 주민들 중에 무슬림의 비율이 높지만 인도에 포함되었습니다. 그래서 파키스탄은 전체가 파키스탄 영토라고 주장하고, 인도는 인도 영토라고 주장하는데, 둘 사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주 무력을 이용한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심지어 동쪽 악사이친 지방을 두고 중국과 인도 사이에도 충돌이 발생합니다. 덕분에 핵무기를 보유한 거대한 세 국가가 한 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안그래도 이번 달에 중국과 인도 군인들의 충돌으로 인해 사상자까지 발생했습니다.
국토가 분단된 경우는 우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인과 터키인들은 한국인과 일본인처럼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비슷하게 생긴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이 오스만제국 시절 지배를 받고 이후 독립전쟁을 하면서 사이가 원만하지만은 않습니다. 키프로스는 그리스계와 터키계 주민이 서로 내전을 치르면서 분단되었는데, 사실상 터키와 그리스의 대리전 성격이 강했습니다. 아직까지 분단되어 있긴 한데, 국제사회에서는 대부분 북키프로스는 국가로 인정해주지도 않습니다.
무력으로 다른 나라를 점령하는 경우에도 문제는 복잡합니다. 이스라엘이 골란고원을 강제로 점령하고 있는 것처럼, 국제사회가 불법 점령이라고 규탄해도 해당 국가가 무시하는 경우에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예전에 수업시간에 소개한 크림반도는 흑해에 위치해 있는데, 러시아가 실제로 통치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제사회는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내전은 막대한 난민을 발생시키는데, 하나하나 따져보면 결코 간단한 맥락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근래에 있던 가장 복잡한 양상은 시리아에서 나타났습니다. 아랍의 봄 이후로 시리아에서도 시위가 발생하였고, 이내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와 미국이 개입하면서 국제전의 성격도 가지게 되었고, IS가 활동하면서 테러리즘도 추가되었습니다. 게다가 쿠르드족 민병대가 무장하면서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문제로 확대되었고, 터키까지 개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막대한 난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는데, 보트가 뒤집혀 사망한 아일란 쿠르디라는 아이의 사체가 해변에 널려있는 사진을 통해 전 세계가 실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올해는 COVID-19로 인해 휴전이라니, 전염병이 가진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 북부의 수단은 남부와 북부의 상황이 크게 다른 국가였습니다. 아랍계 주민과 이슬람교 신자 비율이 높은 북부가 패권을 가지고 있는데, 크리스트교나 원시신앙의 비중이 높은 남부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특히 남부에는 원유 매장량이 많은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은 북부 중심의 수단이 가져갔습니다. 결국 여러 차례의 분쟁 끝에 결국 남수단이 독립해서 별도의 국가를 구성하게 되었고, 국제 사회에서 막내 국가가 등장했습니다. 남수단은 아직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생국입니다. 한국에서는 울지마톤즈라는 영화나 한빛부대의 파견 등으로 꽤 잘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동아프리카 대호지역에는 인구밀도가 높게 나타나는 르완다가 있습니다. 과거 벨기에의 식민 통치 시절 투치족과 후투족을 차별하며 민족갈등의 싹을 심었고, 독립 이후 이를 봉합하려는 여러 노력이 무색하게 결국 폭발했습니다. 투치족과 후투족 사이의 인종청소가 자행되었고, 아프리카 국가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민족과 국경이 일치하지 않아 인근 국가도 개입되며 인명피해는 막대하게 커졌습니다. 궁금한 친구들은 영화 호텔 르완다를 참고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스리랑카 사례는 지난 시간에 언급했습니다. 영국의 식민지배 시절 인도 남부에 거주하는 타밀사람들이 이주하게 되었고, 독립 이후에는 타밀일람호랑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스리랑카 정부군과 대치했습니다. 결국은 반군의 지도부가 모두 소탕되어 내전은 끝나긴 했지만, 휴전을 요구하던 국제사회의 입장이 난처했습니다.
이런 내전은 신생독립국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에스파냐 북부의 바스크나 에스파냐 동부의 카탈루냐는 언어도 다른 소수민족 거주지역입니다. 바스크는 ETA를 만들어 무장투쟁을 오랜 기간 지속했다는 이야기를 전에 언급했습니다. 카탈루냐는 바르셀로나가 있는 지역인데, 에스파냐의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경제적으로 부유합니다. 그래서 막대한 세금을 중앙정부에 납부하는데 동시에 그만한 자치권을 누리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구요. 그래서 독립투표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는 독립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영국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영국은 우리가 하나의 나라인 것처럼 부르지만 사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잉글랜드라는 네 개의 나라가 연합한 왕국입니다. 그래서 공식 국명은 그레이트 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이구요. 원래도 북아일랜드는 IRA를 중심으로 아일랜드와 통일하려는 시도가 오래 되었고, 스코틀랜드는 수백년간 독립의 기회를 엿보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사실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족이지만, 아일랜드나 스코틀랜드는 켈트족이라서 민족 구성도 다릅니다. 아무튼 그래도 어차피 EU라는 한 울타리에 있어 분리독립이 결국 이루어지지는 않긴 했습니다. 하지만 브렉시트 투표에서도 EU잔류가 높게 나왔던 지역인 만큼, 브렉시트 이후에는 이들이 어떻게 대응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자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분쟁들도 많습니다. 카스피해는 세계 최대의 내륙해이기도 하고, 세계 최대의 호수이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카스피해에 석유와 천연가스가 아주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고, 중앙아시아의 자원을 유럽으로 수송하는 좋은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변국 사이에 영유권 분쟁이 오래 지속되었는데, 결국 호수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상태로 합의를 이끌어 냈습니다.
북극해는 얼어붙은 바다입니다. 자꾸 미디어에서 북극해의 빙하가 녹는 장면과 해수면을 같이 언급해서 착각이 있긴 한데,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해가 어려우면 얼음물이 가득 채워진 컵에서 얼음이 녹는다고 물이 넘치는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에 매장되어있는 자원에 대한 가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극해 주변 국가들이 패권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데, 특히 세계에서 먹고 살만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북반구에 위치하다 보니 세계의 비행기들이 이동하는 통로로 북극권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지도를 보면 이해가 되지 않고, 지구본을 봐야 이해가 잘 됩니다. 베이징과 뉴욕을 잇는 최단거리는 하와이를 통해 가는 것이 아니고, 북극을 지나가는 것입니다. 저번에도 잠깐 얘기했던 대권항로입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미사일을 발사하면 최단거리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는 뜻이므로, 군사적으로도 당연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북극해의 뱃길이 중요한데, 기존에 수에즈운하로 돌아가는 노선에 비해 북동항로가 훨씬 짧기 때문입니다.
하천도 분쟁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수자원때문인데, 상류와 하류 사이의 갈등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로 양상은 비슷합니다. 상류에 있는 국가들이 댐을 건설하게 되면, 하류의 유량이나 퇴적물이 변화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메콩강은 동남아시아의 하천으로, 중국에서 시작해서 베트남 남부의 삼각주를 통해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상류의 중국이 댐을 건설하면, 하류에 위치한 수많은 국가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나일강에서 훨씬 심각합니다. 메콩강이야 열대기후지역을 주로 흐르기 때문에 식수 자체가 부족하진 않은데, 건조기후지역을 흐르는 하천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사하라 사막을 관통하는 나일강이야말로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밀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티오피아가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을 건설하자, 하류에 있는 이집트가 크게 반발해서 국제적인 분쟁으로 확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바다도 분쟁의 대상이 됩니다. 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자원이 이동하는 통로인 경우도 중요합니다. 페르시아만 일대의 석유 매장량이 워낙 많다보니, 그러한 석유가 빠져나가는 호르무즈해협의 중요성도 매우 큽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석유를 이 지역에서 수입하다보니 사실상 우리의 목숨이 달려있는 셈입니다. 호르무즈해협은 좁아서 이란의 영해인데, 이 해협의 통제권을 두고 국제 분쟁이 발생하면 우리가 매우 난처해집니다.
이제 난민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난민은 분쟁이나 학살 등 정치적인 이유로도 발생하지만, 사실 자연적인 이유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이유로 발생하는 분쟁은 수업에서도 많이 다루고 관련 도서도 많아서 익숙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후 문제를 좀 더 자세히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기후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라고 하죠. 대기 중에 배출한 온실가스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고, 그래서 탄소배출량 감소가 중요한 시점입니다. 문제는 지난 수백년간 일찍 산업화를 경험한 국가들이 막대한 양의 화석연료를 사용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놓고, 전 세계가 함께 협력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입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도 합니다. 미국은 매번 세계 최대의 탄소 배출국인 중국을 공격하는데, 정작 인구를 고려하면 중국인이나 인도인보다 미국인이 훨씬 탄소를 많이 배출합니다. 세탁을 하고 빨래 널기도 싫어서 건조기를 돌리는 사람들이, 이제 막 세탁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지구를 생각하라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세계를 계층으로 나눠볼까요? 에어컨을 틀 수 있는 계층이 있고,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계층이 있습니다. 에어컨과 자동차를 쓸 수 없는 계층이 있구요. 에어컨이라는 물건은 내부의 공기를 시원하게 해주는 대신, 실외기를 통해 외부로 열을 배출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전환 과정의 손실이 있으니까, 내부 공기가 시원해지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외부의 공기가 따뜻해지구요. 이해가 어려운 친구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너무 더우니까 방에서 냉장고를 열고 있으면 어떻게 되죠? 그쵸 어른들께 혼납니다. 지구가 더워지면 모두 에어컨을 틀면 된다는 단순한 발상은 답이 아닙니다. 에어컨을 사용한다는 것은, 실내에 있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하겠다고 바깥의 공기를 훨씬 더 덥게 만드는 행동이니까요. 바꾸어 말하면 에어컨을 틀 수 있는 계층이, 에어컨을 틀 수 없는 계층이 더 더위에 버틸 수 없게 만들어주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에어컨을 틀고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열대지방의 바다 위에서 만들어진 열에너지는 이동성 저기압을 만들고, 중위도 지역으로 에너지를 수송해서 비와 바람의 형태로 기상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태풍이나 허리케인입니다.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열에너지가 더 많아지고, 태풍의 크기도 커지고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럼 그런 피해는 누가 입나요? 산비탈에 사는 사람들, 저지대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받습니다. 산비탈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면 매몰되고, 저지대는 하천이 넘쳐 홍수가 발생하면 잠기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렇게 자연재해에 취약한 지역엔 누가 살까요? 당연히 주로 사회적인 약자들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지역인걸 뻔히 아는데, 굳이 거기에 들어가서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겠어요. 다른 지역에서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그런 지역에 거주합니다.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더 쉽게 노출되구요. 결국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사람 따로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입는 사람이 따로입니다. 그게 과연 정의로운 결과인지, 본인은 어디에 속해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난민은 도와야 할까요? 좀 더 쉽게 바꾸어봅시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야하는걸까요? 이 명제의 이해가 어려운 친구들은, 윤리선생님게 찾아가길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세계는 난민을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난민을 지원하는 법과 제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근데 당위성과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그럼 난민을 누가 얼마나 수용할까요? 난민을 도우는 것이 당연하다고 해도, 그게 십만명, 백만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고양시 인구가 백만 명이 조금 넘는 정도니까요.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난민을 받아야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대응 태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난민의 문제를 우리 문제라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가 쉬워집니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한반도에 돌아오면 일본 제국에게 정치적인 이유로 박해를 받을 사람들이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수많은 피란민도 발생했습니다. UN에서는 한국재건단(UNKRA)를 만들어서 식량을 공급하고 교육을 지원하는 등 구호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게 난민 지원이랑 같은 내용입니다. 그 이후에도 난민은 꾸준히 발생했습니다. 군사독재정부가 길었기 때문에, 민주화운동가들은 해외로 망명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들은 해외에서 난민 자격을 인정받고 있는데, 해마다 수백명이 넘습니다. 반면 우리는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세계에서의 위상에 비해, 정작 해외의 난민을 수용하는 것에는 꽤나 인색한 편입니다.
이미 발생한 난민을 지원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에서 애초에 분쟁이나 갈등이 해결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에 가깝겠죠? 세계의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 국제연합(UN)이 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으로 국제사회에서는 국제연맹을 만들었지만,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을 일어나버렸습니다. 그래서 더욱 강력한 UN이 등장해서, 20세기 중반 이후의 국제사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UN을 구성하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보장이사회입니다. 이 안보리에는 다섯 개 나라가 항상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이 다섯 나라를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훨씬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들의 위상이 변화하면서 독일, 인도, 일본, 브라질 등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UN에 있는 여러 산하기구들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국가 사이의 분쟁을 해결해주는 법원 같은 곳입니다. 국제형사법원은 비슷해보이지만 전쟁범죄나 학살을 저지른 나쁜 사람들을 재판해주는 곳입니다. 그래서 UN은 국가 스케일을 넘어서는 문제들도 다루는 기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무력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UN도 무력을 이용해 평화 유지활동을 합니다. 파란 색으로 칠해진 UN평화유지군에 우리나라도 많은 부대를 파견하여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수업도 참 정신없고 바빴네요. 오늘 수업 여기까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