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 어렸을 적에, 신으셨던 추억의 검정고무신~"하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내가 즐겨 봤어요. 사실이 또 그렇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어렸을 때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지나면서 끼니와 생존을 걱정해야되는 험난한 시절이 있었는데, 여러분들은 평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신발도 편한걸 넘어서 예쁘지 않으면 사지도 않고, 급식도 맛이 없으면 먹지도 않습니다. 세계 밑바닥에 있던 나라가 이제는 세계에서 순위권에 드는 무역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변화는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요? 답은 산업에 있습니다.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는 주요 원료 산지를 중심으로 한 가내수공업이 발달했습니다. 강화도의 화문석이나 한산의 모시, 담양의 죽제품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대한제국시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산업시설들이 들어섭니다.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한 경인지방을 중심으로 소비재 경공업이 발달합니다. 우리 손으로 만든 광목 천, 고무신 등이 등장하는 시기입니다. 일본이 전쟁을 수행하면서 조선을 병참기지로 만드는 정책을 수행하면서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군수산업 중심의 중화학공업과 기반시설이 들어섭니다.
하지만 일본이 남겼던 일부마저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토가 쑥대밭이 됩니다. 여러분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 바람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난해서 소비할 여력도 없는 국내의 내수시장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로 마음먹고 1960년대부터 단계별 산업화 정책이 수립됩니다. 이어서 들어선 독재정권은 이러한 산업화정책을 국가의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강력하게 추진해나갑니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였습니다. 다양한 여건이 맞아 들어가면서 경제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부터는 중화학공업까지 진출합니다. 각종 자본과 기술이 필요한 중화학공업은 제품 수출과 원료 수입에 유리한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육성되었습니다. 그러는 수십년동안 국가경제는 성장했지만 국민들의 어마어마한 희생과 노력에 비해 밑바닥의 서민층의 생활 수준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중화학공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노동자의 학력이 높아지고 남성 노동자가 늘어나고 노동조합 조직률이 올라가면서 1987년 대투쟁이 있었고, 결국 처우개선과 함께 우리나라도 가난하던 나라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미 지식과 기술집약적인 첨단산업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첨단산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첨단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차산업 종사자의 비중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탈공업화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 과정은 실로 기적적입니다. 불과 한 세대만에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신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시기별 수출품목 변화를 보면 이 변화가 더 극적으로 느껴집니다. 1960년대 실, 생선, 합판, 텅스텐을 팔던 나라가 가발, 의류, 신발, 선박을 거쳐 2010년대에는 반도체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공업의 특징은 여러 개가 있습니다. 먼저 공업구조가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점점 쇠퇴하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기술집약적인 산업은 점점 성장하여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른 특징 중 하나는 공업의 이중구조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전체 사업체에서 규모가 큰 대기업은 전체에서 사업체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사업체 수에 비해 고용하고 있는 종사자 수가 큰 편이며, 그 인원들이 생산하는 생산액의 비중은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셈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정부 주도로 급격하게 산업화 정책을 수행하게 되면서, 집중적으로 지원을 받은 대기업이 거대하게 성장한 탓이 큽니다. 자생적으로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대기업 경영 악화 등에 따라 국가 경제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합니다. 제발요.
그리고 공업의 지역적인 편재가 매우 심합니다. 공업은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큰 산업입니다. 도시승수효과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김포에 휴대폰을 생산하는 어떤 업체가 입지하게 되면, 그 공장이 고용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이 함께 이주합니다. 그 가족들에게 옷을 파는 옷가게나 학원도 들어오고, 학원 앞에서 떡볶이도 팝니다. 이런 식으로 연결되어 결국 공장의 입지가 지역의 성장에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급격하게 산업화를 수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산업 시설을 육성하였습니다. 그래서 성장 과정에서 격차가 심각하게 발생하였습니다. 수도권과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개발된 결과 국토 불균형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다양한 균형개발정책을 수립하고 있고, 최근에는 강력하게 공업 분산 정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부존 자원이 빈약한 편인데 급격하게 산업화를 이루다보니 원료를 수입하고 제품을 수출하는 가공무역이 발달했습니다. 이러한 가공무역은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너무 크다보니, 원료의 국제 가격이 변할 때마다 한국의 산업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안정적인 수입을 위한 경로 다양화가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한국의 공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이쯤으로 하고, 이제 공장은 어디에 지어야되는지 살펴봅시다. 공장은 결국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지점에 입지하고자 합니다. 이익에는 정책이나 공업용수 등 다양한 여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흔히 가장 자주 다루는 것이 바로 운송비입니다. 운송비를 절약할 수 있는 곳이야말로 공장을 짓기 좋은 곳이라는 뜻입니다.
독일의 지리학자 베버는 공장이 입지할 수 있는 곳에 대한 이론을 펼쳤습니다. 모든 원료는 원료산지에서 공장으로 가야되고, 모든 제품은 공장에서 시장으로 가야하므로, 결국 공장은 원료산지와 시장 사이 어딘가에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원료의 운송비와 제품의 운송비를 합쳐서 가장 적은 지점을 찾아내면 되는 셈입니다.
원료가 무겁고 까다롭지만 제품이 가벼워지는 경우에는 원료의 운송비가 제품의 운송비보다 커지기 쉬우므로 원료산지에 가깝게 입지합니다. 반면에 제품이 무겁고 까다롭지만 원료는 가볍거나 편한 경우에는 제품의 운송비가 커지기 쉬우므로 시장에 가깝게 입지합니다. 원료든 제품이든 가는 과정에서 교통수단이 바뀌어야만 하는 경우에는 교통수단을 바꿔탈수 있는 곳에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원료에 가까우면 좋은지, 제품에 가까우면 좋은지 등등을 분류해놓았습니다. 학습지 한 번만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주요 제조업들이 있습니다. 어떤 원료로부터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까지를 상품사슬이라고 합니다. 배를 한번 생각해볼까요? 배는 조선소에서 철판을 이어붙여 만들게 됩니다. 그럼 그 철판은 제철소에서 철광석을 녹여 만들게 됩니다. 옷은 천을 잘라 붙여 만듭니다. 천은 실을 엮어서 만들고, 그 실은 목화솜을 뽑아서 꼬아 만듭니다. 이런 식으로 최종 제품에 이르는 단계를 상품사슬이라고 하는데, 상품사슬과 연계되어 있는 산업은 다른 산업을 도와줄 수 있으므로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철공업이 발달하는 경우에는 이후 기계나 조선, 자동차 등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파급력이 큽니다.
학습지에 우리나라의 중요한 공업들을 분류했습니다. 각 산업의 특징도 중요하지만, 일부 산업의 경우 특별히 더 잘 발달된 지역이 있습니다. 반드시 지역과 함께 연관지어서 내용 학습하세요.
공장은 주변에 공장이 있으면 도시에서 배웠던 그 개념이 활용됩니다. 집적이익입니다. 가까이 있으면 유리할 때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공장들이 모여 있는 곳을 우리는 공업지역이라고 부릅니다. 공업지역은 우리나라에 크게 몇 곳이 있습니다. 먼저 수도권 공업지역은 가장 규모가 큰 공업지역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집적 불이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태백산 공업지역은 지하자원이 가장 풍부한 공업지역입니다. 충청공업지역은 아무래도 수도권에 인접하여 국 토균형발전의 혜택을 많이 본 편입니다. 호남공업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공업발달이 더디게 진행된 편입니다. 영남내륙공업지역은 과거 풍부한 노동력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고, 남동임해공업지역은 우리나라 최고의 중화학공업지역입니다. 각 공업지역별로 대표적인 산업이나 도시를 짚어가면서 공부하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러한 공업지역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불과 작년까지 물건을 잘 생산하던 김포의 어떤 업체는 결국 올해 문을 닫았습니다. 경기 변동에 따라서 시장에서 살아남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셈입니다. 공업지역 또한 변화합니다. 수도권공업지역과 남동임해공업지역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성장한 것이 수십년이다보니 지나치게 집적되어 발생하는 문제들이 생겨났고, 다양한 정책적 노력으로 공업분산정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첨단산업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첨단산업은 다시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공업지역의 변화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것이 정책적인 측면인데, 최근에는 생산시설과 연구시설, 대학교, 행정서비스 등이 결합되어 있는 클러스터 조성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공업지역의 측면에서 나누어 살펴보았다면, 기업의 측면에서도 입지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작은 기업일 때에는 한 곳에서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지만, 기업이 성장하면 기업의 각 기능이 가장 잘 수행되는 곳으로 나누어 입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결정을 하는 본사는 자본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대도시의 도심을 선호합니다. 연구개발기능을 담당하는 연구소는 고급인력을 확보하기 쉬운 곳을 선호합니다. 생산공장은 노동비나 운송비 등을 절약할 수 있는 지방도시로 가기도 합니다.
공업을 이렇게 자세하게 배우는 이유는, 공업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막대하기 때문입니다. 도시승수효과가 대표적입니다. 울산은 고래를 잡는 것으로 유명하던 어촌에서 이제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공업도시로 성장하였습니다. 당진은 불과 얼마 전까지도 농어촌으로 분류되었지만 대규모 제철소가 입지하면서 급격하게 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생산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 지역경제가 침체되기도 합니다. 생산시설이 변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로디지털단지는 과거 구로공단으로 저렴한 여성 노동력을 이용한 수출지향적인 경공업의 대명사였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구로도 변했습니다. 공장들은 웅장한 건물들로 솟아올랐고 각종 IT기업과 첨단산업 관련 산업체들이 입지하여 지금도 여전히 수십만 명의 근로자들이 일하는 공간으로 변화했습니다.
그 어떤 산업보다도 참 역동적인 공업입니다. 매력적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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