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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지리학자의 인문여행

by Thisis Geoedu 2023. 2. 13.

한국지리는 주제별로 발표하는 수업이었다. 모둠이 맡은 부분은 관광지리학이었다. 교재에는 아주 짤막하게 서술되었고, 관광지리학 도서를 추가로 찾아보았다. 관광의 정의, 이동과 교통, 관광자원, 관광개발 등이 체계적으로 서술되어있었다. 그 위계에 맞추어 한국의 지역축제와 지역에 미치는 영향으로 정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답사가 관광보다 익숙한 삶을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점차 답사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관광으로 점차 변화하였다.

지리학자의 인문여행젊은 사람들에게 여행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 지리책이다. 여행 출발 이전, 여행 중, 여행 이후는 각각 왜 중요한지 설명해준다. 문화지리학자답게 기본적인 문화 현상의 분포나 전파과정도 기본적으로 살펴보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려는 부분은 교육적이기도 하다. 신문화지리적인 관점에서 재현에 주목하고 경관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연습도 한다. 유럽 백인 남성 중심의 시각을 탈피하고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발견해야하기 때문이다. 비재현지리학 관점에서 정동을 제시해주는 것도 신선하고, 경관을 넘어 소리 맛 냄새 촉감을 활성화하는 여행에 대해 제시해주는 것도 마음에 든다.

모학문으로서 지리학과 교과교육학으로서 지리교육학은 서로 다른 학문이다. 지리교육학이 지리학의 종속적인 하부분야라기보다는, 아마도 학교교육을 전제로 하는 공교육 체계 속에서 지리학과 교육학의 응용학문에 가깝다. 지리학의 모든 연구 성과를 지리교육에 도입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일부 성과는 시도되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생이던 시절 답사에서 신문화지리와 비재현지리학은 어떤 식으로 교육과정에 도입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날들이 생각났다. 연구에도 바쁜 교수가 이렇게 눈높이를 낮추고 교양서적으로 펴냈다. 읽기만 해도 대학교 새내기가 되어 교양수업을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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