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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122

인간과 풍토 인간과 풍토는 고전이다. 거대한 대륙 유라시아에서는 일찍부터 문명이 발달하였고, 서로 교류하였다. 그리고 그 차이점을 지리적인 배경에서 찾는 사람도 제법 많았다. 그래도 20세기에 써진 글이니, 학문적인 배경으로 유라시아의 대륙 서안과 대륙 동안을 비교하는 입장 중에서는 가장 최근의 책이 아닐까 싶다. 철학이 너무 어려워 쉽게 풀어진 글이 아니면 거의 읽지를 못한다. 와쓰지 데쓰로는 철학자이다. 이 책도 그래서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그래도 앞부분은 섬세한 감정을 잘 다루는 글이라서 술술 읽혔다. 철학자의 지리학은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 위기는 아날로지부터였다. 현상학부터는 정신이 나갔다. 조금만 깊이가 보이면 폭우의 급류를 두려워하듯 발조차도 담그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반가운 이름이 나올 때에는 좋았다.. 2019. 11. 22.
지방 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국토균형개발은 헌법적 가치이다. 좋은 국토개발은 국토의 효율성도 높여준다. 동시에 국토개발을 잘 해야 지역격차가 줄어들고, 국민 모두를 조금 더 평등한 세상으로 이끌 수 있다. 전작이 중소도시의 내부구조를 다루었다면, '지방 분권이 지방을 망친다'는 대도시권과 도시체계를 행정구역 측면에서 다룬다. 권력의 분산과 상호 견제는 공화국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교육에서도 지방교육청에게, 학교단위에게 책임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재정이 충분할 수 없기에 아예 지방교육세를 따로 매긴다. 그래도 부족해서 지방교육청에는 재정교부금이 엄청 중요하다. 지방분권은 중요하다. 문제는 이미 많은 지자체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경쟁과 자율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당장의 대책과 지원이 필.. 2019. 9. 17.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 제목이 상징성을 담은 추상적인 문구라고 생각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매우 직설적이었다.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는 구밀료프의 역사지리 저서이다. 프레스터 존, 혹은 사제왕 요한. 고지도와 세계관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기독교 질서가 지배하는 중세 이야기는 빠지지 않다보니, 그냥 중세 유럽사 책인줄 알았다. 하지만 책 후반부에 지도와 도표와 연대기로 정리되는 그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다루는 방대한 책이었다. 배경지식이 없으면 건드리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메세지는 분명하다. 그런 민족과 인물을 모두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막연하게 유라시아 초원지대를 정치적 혹은 민족적 동일체로 간주해버리는데, 유목민족이 사는 그 곳은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웅변이었다. 특히 역사학자가 아닌 역사.. 2019.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