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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모든 치킨은 옳을까

by Thisis Geoedu 2023. 3. 22.

고등학교에 생활 속 지리 탐구라는 과목이 도입될 뻔 했다. 그 과목은 첫 단원에 치킨을 다룰 예정이었다.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시도였다. 만약 치킨으로 수업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상상했다. 결국 따져보면 할 이야기는 지리학이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관심 가지고 있는 소재부터 출발한다면 매력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모든 치킨은 옳을까청소년들을 위한 경제지리 교양서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농축수산업의 상품사슬이 중심이 된다. 소재가 참신하거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등장하는 먹을거리들이 본능적으로 땡기고,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귀엽다. 날개에서 해설하거나 본문 끝에 읽기자료를 추가하는 형식이 교과서랑 똑같다. 다만 스토리텔링이 첨가되었을 뿐이다.

농업지리학은 인간의 생존에 대한 본질적인 부분과 닿아있다는 점에서 경시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대체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지, 정확하게는 재미도 있으면서 너무 깊지는 않게 가르칠 수 있을지는 생각도 못했다. 이 책은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정확하게 수업하고 싶었던 소재와 수준을 맞췄다. 저자가 지리교사들이 아닌가 의심했고, 기자라는 점에 반성할 정도였다.

열 두 가지 음식으로 만나는 오늘의 세계가 부제이다. 일곱 가지 상품으로 읽는 종횡무진 세계지리가 떠오른다. 그 책은 그 책대로 수업에 활용하기 좋지만, 이 책은 이 책대로 아주 훌륭한 맛이 있다. 그야말로 수업같은, 매우 적절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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