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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직뿌직

단단한 지리학 공부

by Thisis Geoedu 2023. 3. 13.

지리 가르치기를 업으로 살고 있는데, 지리를 지리라 부르지 못하는 시기가 왔다. 지리구요 지리네요라며 쓰게 웃으며 연결이라도 하던 시기도 지났다. 초등학교에서도 지리를 하지만 지리라는 이름은 없고, 중학교에서도 지리를 하지만 지리라는 이름이 없으며, 고등학교에서도 지리를 하지만 이름을 숨기려 한다.
단단한 지리학 공부지리의 매력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우주부터 자연지리와 인문지리와 GIS와 인류문명의 미래로 연결하는 매끄러운 흐름이 좋다. 이런 수업을 하면 참 좋겠다 싶지만 정작 그건 불가능하다. 논리전개상 자연지리가 앞에 오는데 학교에서는 초장부터 재미를 못느끼기 일쑤다. 특히 왜 사회시간에 과학을 하냐며 자연지리라면 거부감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현장 상황에 직면한다.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지리의 중요성을 아는 경우가 많아진다. 등산이든 해외여행이든 교통이든 집값이든 창업이든 수도이전이든 외교정책이든, 인생의 소소한 일상부터 중요한 의사결정까지 닿아있기 때문이다. 그치만 아이들에게 그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너무 어렵다. 관심이 없는 사람도 혹할 수 있게 만드는 대중적인 소구력을 가지는 글도 늘 중요하다. 하지만 지치고 우울해하는 업계 사람들에게 뽕이 차오르는 글을 간만에 접해 살짝 기운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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