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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자료/사우고 수업자료(2017)

016 화산지형

by Thisis Geoedu 2017. 5. 28.

카르스트 지형을 배우면서 우리는 기반암의 특성에 의해 지형이 만들어지고 그 위에 살고 있는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편마암, 화강암, 석회암 뿐만 아니라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기반암이 있는 곳들도 제법 있습니다. 그런 지역은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발 아래에는 땅이 있고, 땅 아래에는 암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밑으로 한참을 내려가면 점점 더 압력이 높아지고 온도도 올라가는데, 암석이 액체 상태로 녹아 있는 것을 우리는 마그마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그마는 지각의 약한 곳을 틈타 올라오게 됩니다. 화강암은 마그마가 올라오다가 지하에서 천천히 식어서 만들어진 암석이라면, 급격하게 올라와서 지표면으로 분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출을 화산활동이라고 부르며, 이렇게 만들어진 지형은 화산지형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화산지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등산 등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중생대 화산 지형이 분포하기도 하지만, 우리 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화산지형은 신생대 3기 말에서 4기 초에 이르는 기간동안 형성되었습니다. 지체구조를 학습하면서 시기별로 지역별로 특성별로 분류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화산지형은 기후변화를 제외하고는 거의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화산지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려면, 먼저 화산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화산은 마그마가 분출하는 과정에서 나온 물질들이 쌓여 만들어진 산지지형입니다. 화산의 형태를 가지고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화산이 마치 에밀레종처럼 급경사를 이루는 경우에는 종상화산이라고 부르고 방패를 엎어놓은 것처럼 평평한 경우에는 순상화산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화산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마그마의 물성입니다. 점성이 높은 마그마의 경우 분출한 이후에도 멀리 흘러가지 못하고, 점성이 낮은 마그마의 경우는 주르르르륵 넓은 범위를 흘러가기 때문에 차이가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종상화산은 순상화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습니다. 울릉도, 백두산 정상부, 한라산 정상부, 제주도 산방산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반면 순상화산은 규모가 매우 크게 나타납니다. 산의 중턱을 산록부라고 부르는데, 백두산 산록부나 한라산 산록부에 나타나며, 사실상 제주도는 거의 전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화산이 생겨나는 과정에서 마그마들이 여드름처럼 작게 분출하기도 하는데, 마치 얹혀사는 것 같다고 해서 기생화산이라고 부릅니다. 혹은 옆에 있다고 해서 측화산이라고도 부릅니다. 다만 이러한 화산이 많은 곳이 제주도인데, 무려 300개가 넘는 기생화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도 사투리로 기생화산을 오름이라고 부르는데, 사실상 기생화산을 부르는 우리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화산이 만들어지려면 지하의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나오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마그마가 분출되는 구멍을 화구라고 부릅니다. 화구는 화산활동이 끝나게 되면 주변의 암석들이 풍화나 침식으로 정상부가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다른 산들의 경우에는 꼭대기에 해당하는 산정부가 솟아오르는 형태인 것과 다르게, 화산의 경우에는 산정부가 마치 절구처럼 생겼습니다. 산 정상부에 와지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화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화구에 내린 비나 눈이 빠져나가지 못해 물이 고이게 되면 화구에 형성된 호수라는 뜻에서 화구호라고 부릅니다. 한라산의 백록담은 우리나라 화구호 중에 가장 유명합니다. 화산활동이 대규모로 일어나는 경우에는 화구 밑에 있던 마그마가 분출하고 나면 막대한 빈 공간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무너져 내리면서 화산 중앙부가 상당 부분 침강하게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지형을 칼데라라고 부릅니다. 칼데라는 냄비 혹은 솥을 의미하는 스페인어인데, 화산 가운데에 솥 모양의 지형이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화구와 형성 과정은 비슷해 보이지만 규모가 훨씬 큰데, 일반적으로 칼데라는 규모가 수km가 넘습니다. 이러한 칼데라는 결국 산지로 둘러싸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칼데라 분지라고 부르고,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의 나리분지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화구와 마찬가지로 눈이나 비가 이러한 칼데라에 모이게 되면 호수가 형성되고 이를 칼데라호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의 천지가 가장 대표적인 칼데라호에 해당합니다.

화산활동은 화산 이외에도 다양한 지형을 만들기도 합니다. 마그마가 화구를 통해 폭발적으로 분출하면 화산이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지표면의 약한 틈들을 따라서 분출하기도 합니다. 지각의 많은 균열을 따라서 점성이 큰 현무암질 용암이 주르륵 새듯이 흘러 나오게 되는데, 이를 열하분출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열하분출이 일어나게 되면 매우 넓은 지역에서 골짜기처럼 기존에 있던 지형을 용암이 덮어버리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상대적으로 고도가 높고 평탄한 땅이 나타나게 되는데, 용암에 의해 만들어진 평평하고 높은 땅이라는 의미에서 용암대지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북부지방의 개마고원에서는 이러한 열하분출로 만들어진 용암대지가 가장 대규모로 발달한 곳입니다.

용암은 식는 과정에서 특이한 지형을 만들어냅니다. 용암이 식는 과정에서 부피가 줄어들게 되는데, 수축하는 중심을 따라서 부피가 줄어들게 되면 위에서 보면 마치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져 있고, 옆에서 보면 수직 방향의 좁고 깊은 금이 가게 됩니다. 결국 용암이 식고 나면 다각기둥 모양의 절리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를 주상절리라고 부릅니다. 이외에도 점성이 큰 용암이 골짜기를 따라 흐르면서 식는 경우 표면과 내부의 냉각되는 속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결국 표면은 먼저 굳어지고 내부는 계속 흐르게 되면서 지하에 빈 공간을 만들어내는데, 용암에 의해서 만들어진 동굴이라는 뜻에서 용암동굴이라고 부릅니다. 용암동굴은 석회동굴과는 다르게 내부가 복잡하지는 않고, 용암이 흐른 흔적을 따라 좁고 길쭉한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상절리와 용암동굴 모두 지역의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활용됩니다.

카르스트지형이 석회암을 기반암으로 하는 지역에서 발견되므로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곳이 한정적이었다면, 마찬가지로 화산지형 또한 화산활동이 있었던 곳에서 발달하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곳이 한정적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은 다섯 군데입니다. 백두산, 울릉도 및 독도, 철원평강지역, 신계곡산지역, 제주도가 그 곳들입니다.

먼저 백두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화산체입니다. 여러 차례의 폭발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서 각각의 화산분출물이 층을 이루고 겹겹이 쌓여 있는 화산입니다. 마지막 폭발은 지금으로부터 약 천여년 전에 일어났으며, 일본에까지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활동에 대한 기록도 남아있으며, 달걀을 익게 할 정도로 따뜻한 물이 나오고 있는 곳입니다. 백두산의 남서쪽 개마고원에서는 용암대지를 살펴볼 수 있으며, 백두산 정상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은 호수인 칼데라호 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해저에서 분출한 화산체입니다. 동해는 서해나 남해에 비해서 엄청나게 깊은 바다인데, 그 바다 바닥에서 분출한 화산이 수천미터를 올라온 꼭대기에 해당합니다. 파도에 깎일 대로 깍여 손톱만큼만 남은 독도와는 달리, 울릉도는 각종 화산지형을 풍성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울릉도는 섬 전체가 종상화산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급경사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섬 중앙부에 평탄한 땅이 꽤 넓게 나타나는데, 이 것이 바로 칼데라 분지인 나리분지입니다. 울릉도에서 제일 높은 산인 성인봉은 화산분출물이 가장 높게 쌓인 곳이 아니고, 화구 주변이 무너져내리고 꺼지는 동안 살아남은 것에 가깝습니다. 나리분지는 칼데라분지이기 때문에 성인봉을 비롯한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형태를 띄고 있는데, 이렇게 분화구를 둘러싸고 있는 산지들을 외륜산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더 특이한 점은 나리분지 중앙에는 화산활동으로 인해 솟아오른 작은 화구가 언덕을 이루고 있습니다. 분화구 중앙에 위치한 화구가 만든 언덕을 중앙화구구라고 하는데, 나리분지의 중앙화구구는 알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강원도의 철원군과 평강군, 황해도의 신계군과 곡산군 주변에서도 화산활동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라 갈 수 없는 백두산이나 신계곡산 지역보다는 철원과 그 주변지역이 우리가 상대적으로 더 잘 살펴볼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철원과 포천, 연천 지역을 흐르는 하천이 한탄강인데, 이 지역의 화산지형은 한탄강 일대를 따라 나타나는 용암대지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지역이 경기지괴라서 주변에는 시원생대에 만들어진 변성암이 산지를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중생대와 신생대를 지나면서 지각변동으로 인해 추가령구조선이라는 구조선이 생겨나고, 이러한 약한 틈을 타고 현무암이 열하분출하여 기존의 하천과 골짜기를 메워버리고 용암대지를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유로로 흐를 수 없게 된 하천은 이제 용암대지 위를 흐르며 퇴적물을 쌓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하천의 침식으로 인해 용암대지 중에 깎이는 곳이 생겨났는데, 과거 용암대지가 형성되기 이전의 골짜기까지 깎아나가는 곳도 있습니다. 하천 주변에서는 용암대지의 단면을 볼 수 있는데, 용암대지 특성상 주상절리가 발달하여 하천과 용암대지 사이에 급경사의 절벽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산지가 많은 강원도에서도 철원은 예외적으로 평야가 넓고 논농사의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용암대지가 만들어준 평평한 땅과 그 위를 덮은 예전 하천의 충적층에 있습니다. 논농사에 필요한 물은 배후의 산지에서 저수지를 조성하거나, 한탄강에 물을 퍼올릴 수 있는 양수장을 설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화산지형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제주도가 있습니다. 제주도는 사실상 섬 전체가 한라산이고, 한라산이 제주도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한라산이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다양한 화산지형들이 제주도 곳곳에 숨어있으며, 이러한 지형들은 인간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사람은 물 없이는 일주일도 살기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을 구하기 쉬운 하천 주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는 하천이 없습니다. 하천이 없다는 것이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년 내내 물이 흐르는 그런 하천이 없다는 뜻입니다. 제주도에도 물이 흐르는 물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강수가 없는 계절에는 그 바닥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하천은 말라붙었다는 뜻에서 건천이라고 부르는데, 제주도의 하천은 모두 건천이기 때문에 하천이 없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럼 제주도에 내린 비와 눈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바로 답은 화산지형에 있습니다. 제주도는 현무암이 분출해서 만들어진 화산지형이라서 기반암 내부에 절리가 잘 발달해 있습니다. 제주도의 산허리를 중산간이라고 부르는데, 물이 모두 지하로 스며들어버리기 때문에 지표면에서는 물을 구하기가 힘들고, 기반암을 수십미터 이상 뚫는 것이 어려웠던 과거에는 빗물을 받는 시설까지 가지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스며든 물은 해안가에 가면 성질이 다른 바닷물과 만나기 전에 지표면에서 솟아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물이 솟아나오는 곳을 용천이라고 부르는데, 제주도에서는 해안가에 사람들의 거주지가 대부분 나타나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제주도 중앙부에는 한라산이 있기 때문에 건천과 골짜기는 중앙에서 해안을 향하는 방향으로 발달하게 되는데, 이러한 형태를 방사상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골짜기를 따라 흐르던 용암이 굳어져 용암동굴을 만들기도 하는데, 제주도에는 이러한 용암동굴이 매우 많습니다. 기반암이 노출된 곳에서는 주상절리도 매우 흔합니다. 제주도 곳곳에는 기생화산인 오름도 흔합니다. 심지어 제주도의 해안에는 현무암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어두운 색깔의 모래가 있기도 하고, 조개가 깨지며 만들어낸 밝은 색깔의 패사가 있기도 해서 사빈의 구성물질도 육지와 다르게 나타납니다. 당처물동굴의 경우 용암동굴인데 해안가의 패사가 가진 탄산칼슘이 녹아 스며들면서 내부에 종유석같은 석회동굴의 특징이 나타나기까지 합니다. 그야말로 화산지형의 보물창고에 해당하는 제주도는 곳곳에 다양한 지형이 발달해 있어 관광명소가 많고, 이미 알고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것을 넘어서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피부 아래 모인 피지가 모여 여드름이 생기듯, 지하에 모인 마그마는 화산지형을 만듭니다. 얼굴에 난 여드름이 몹시 신경이 쓰이는 것처럼, 화산지형은 그 색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그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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