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직뿌직

모래가 만든 세계

Thisis Geoedu 2023. 5. 10. 20:19

박사학위 논문은 권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박사학위 논문을 선물받았을 때, 쓰느라 들었던 고생을 감히 짐작해보곤 한다. 모래는 그저 0.02mm보다 크고 2mm보다 작은 알갱이를 부르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천의 사력퇴에 대해 그토록 진지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을 그 때 알 수 있었다.
모래가 만든 세계는 모래의 쓸모를 이야기한다. 도로와 건물과 유리와 반도체가 모두 석영질 모래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별한 사실은 아니지만 모아보면 놀랍다. 해변의 반짝이는 모래알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그 모래가 공급되고 이동하여 퇴적되는 상호작용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댐과 방파제와 방조제와 도시를 지어놓고, 해안의 사구를 깎고 해저의 뱅크를 퍼올리면서 해빈만 그대로이길 바란다. 수입은 줄이고 지출은 늘리면서 자산은 유지되기를 바라는 이기심처럼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지형을 가르치다보면 결국 경관에만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같은 소재도 이토록 풍성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저널리스트가 가진 역량인듯 하다.